티스토리 뷰
한국 불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원효대사의 화쟁사항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오늘은 화쟁론의 핵심적 특징과 중요성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원효 화쟁사상 중요성
원효의 화쟁사상은 모든 종파의 사상을 화해시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과 한국 불교의 여러 종파들 사이에는 다른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한 많은 이론들이 있었다. 예컨대, 소송 종파와 대승 종파 사이에는 본질과 현상, 실재와 비실재의 이론에 대하여 많은 논쟁이 있었으며, 각 종파에서는 각기 자신들의 이론이 옳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원효는 독특한 화쟁론을 이용하여 여러 종파 간의 이론적 모순을 해소하여, 이들을 화해시켰다.
본래 붓다 석가모니가 중생들을 위하여 진리의 문을 열어 보임으로써, 이들로 하여금 진리를 깨달아, 마침내 열반의 경지에 들어가게 하였다. 붓다 석가모니의 생존 당시에는 진리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과 관련된 다툼이나 논쟁이 없었다. 그러나 붓다 석가모니가 입멸한 이후 많은 종파들이 생기고 각 종파에서 나름대로 진리에 대한 해석을 제기함으로써 많은 논쟁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종파의 분열이 불교 교단을 얼마나 분열시키고 약화시켰는가를 깨달은 원효는, 서로 다른 종파적 견해들을 화해시키고자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불교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공헌으로 인정되고 있는 화쟁론이다.
2. 화쟁사상 등장배경
원효가 직면한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승과 대승으로 발전해 온 중요한 역사적 차이를 분석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붓다 석가모니가 입멸한 직후 라자가하에서는 표준적인 경과 율을 정하기 위하여 첫 번째 결집이 개최되었다. 그 후 약 100년이 지나서 바이 살 리에서 두 번째 결집이 열렸는데, 여기에서 일부 진보적인 승려들은 기존의 계율 가운데 일부를 완화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 결과, 계율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상좌부와 계율의 완화를 주장하는 진보적인 대중부로 교단이 분열되기에 이르렀는데 이를 근본 분열이라 한다.
근본 분열 이후 상좌부와 대중부에서 제각기 하위 분열이 일어나 마침내 20개 부파가 성립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붓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담은 논을 저술하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경율론의 삼장이 성립되기에 이르렀다. 기원전 1세기 무렵에는 대승 불교가 흥기하여 이전의 불교 이론들을 비판하고 새로운 사상을 발전시켰다.
원효는 여러 종파의 사상들을 통일시켜 무수한 진리의 가지들을 하나의 근원적인 진리로 되돌렸으며, 붓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차별이 없는 것임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다양한 주장들을 화해시켰다. 그 근거는 ‘대승기신론’에서 말하는 일심이다. 일심에 대하여 원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펼치면 한량이 없고 끝이 없는 뜻이 그 대종이 되고, 합칠 때에는 이문 일심이라는 법이 그 요체가 된다. 그 이문 속에 한량이 없는 것이 다 포용되어도 조금도 혼란됨이 없으며, 끝이 없는 뜻이 일심과 하나가 되어 혼연히 융합한다. 그렇기 때문에 열고 닫는 것이 자재롭고, 세우고 부수는 것에 걸림이 없다.” 일심은 절대적인 하나의 마음이며, 이 마음으로부터 현상계의 모든 존재들이 전개되어 나온다. 따라서 현상적으로 차별적인 존재들도 그 근원에서 보면 서로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일심으로 돌아가면 여러 이론들이 제각기 진리라고 주장하며 싸우는 것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절대적인 근원에 입각하여 현상적인 차별을 화해시키는 것이 원효 화쟁론의 요점이다.
3. 화쟁사상이 불교 교리 발달에 기여한 공헌
화쟁사상이 불교의 교리 발달에 기여한 공헌 한국 불교의 특성은 원효의 화쟁론을 통해 추론해 볼 수 있다.
원효는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서의 일심에 근거하여 여러 종파들의 다양한 이론들을 화해시켰다. 이처럼 궁극적 실재인 일심에 마음을 두고 보게 되면, 현상적인 차별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차별적인 마음도 사라지게 된다. 원효의 양상은 고려의 대각국사 의천과 보조국사 지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각국사 의천은 선과 교의 차별성을 뛰어넘어 함께 수행할 것을 주창하였다. 보조국사 지눌은 선의 입장에서 교를 받아들여 선교회통의 전통을 확립하였다. 이처럼 한국 불교는 종파적인 차별성을 부각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전통들을 인정하면서 이를 통합하고자 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전개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불교의 특징을 ‘종파 불교’로 규정하는데 반하여, 한국 불교의 특징은 ‘통불교’로 규정되었다. 이 통불교 전통의 뿌리에는 원효의 화쟁 사상이 존재하고 있다.
원효의 화쟁론은 현대의 우리들에게 어떠한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화쟁론의 논거는 통일과 평등의 원리로써,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현대는 다양한 종교, 사상, 문화, 정치, 경제 체제 등이 과격하게 대결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만일 우리가 종교 일치 운동이나 종교 간의 대화를 통하여 다양한 전통들의 사상적 차이를 초월하여 세계 평화를 이룩하고자 한다면, 원효의 화쟁론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철학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교철학 팔정도 뜻 (0) | 2024.02.25 |
---|---|
불교 연기설 핵심 정리 (0) | 2024.02.24 |
불교 선종의 역사 수행법 (0) | 2024.02.24 |
지눌 돈오점수 요약 (0) | 2024.02.24 |
도가철학 노자와 장자가 말하는 지와 무지 (0) | 2024.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