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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사실에 대응해야 한다는 대응설
진리는 어느 누구나 중요하게 여기고 사용하는 낱말이지만, 그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다음을 통해 철학자들이 제시했던 대표적인 진리 이론들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진리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 입장이 있다. 그렇다면 진리에 대한 세 가지 입장을 차례로 알아보자. 먼저 진리가 사실에 대응해야 한다는 대응설에 대해 알아보자. 대응적인 진리론에 의하면, 하나의 명제는 그 명제에 대응하는 사실이 외부 세계에 있을 경우에 한 해 참이 된다. 따라서, 어떤 명제가 참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감각 경험을 통해 그에 대응하는 사실이 있는가 없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창 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라는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를 결정하려면 창 밖을 내다봐서 비가 현재 오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면 된다. 이처럼 진리가 사실에 대응해야 한다는 대응설은 우리가 왜 이 세계에서 어떤 사실이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려 하는가를 잘 설명해 준다. 따라서 대응설은 경험적인 과학의 명제들과 어울리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응설만으로는 수학과 같은 추상적 학문이나 윤리에 속하는 명제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
정합설의 의미와 한계
두 번째는 정합설이며, 정합설의 의미와 한계를 알아보자. 한 명제가 일단의 다른 명제들에 의해 모순 없이 부합할 때 정합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진리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취하는 이론을 정합설이라고 한다. 정합설을 지지하는 철학자들은 한 명제가 이미 참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일단의 명제들로 이루어진 집합과 정합적일 때 그것을 진리라고 여긴다. 다시 말해, 새로운 명제가 이미 참인 것으로 인정된 명제들의 체계와 모순되지 않을 때 참이 되며, 모순을 일으킬 때 거짓이 된다. 정합설은 인간에게 가치 있는 대부분의 지식이 정합적인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지만, 다음의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다. 정합설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기존의 명제나 진리를 고수하는 보수적 편견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이미 진리로 인정되고 있는 명제들의 체계가 아무리 모순을 내포하고 있어도 그 체계를 포기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세의 과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을 거부하지 못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과학, 신학, 윤리학 등을 모두 포괄하는 동시에 서로 모순되지 않는 정합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세의 과학자들은 천문학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찰이 실제 현상과 다르다고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론을 쉽제 버리지 못했다. 반면, 근대의 과학자들은 정합설을 과감히 포기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는 뛰어넘는 과학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상과 같이 정합설의 의미와 한계를 알아보았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명제가 진리
마지막 세 번째는 우리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명제가 진리라는 실용설이다. 실용설을 지지하는 실용주의자들은 한 명제가 참인가의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그 명제를 믿고 행동하였을 때 야기되는 결과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우리가 갖는 모든 믿음과 신념이 실생활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데, 이 같은 입장을 실용설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들은 우리가 갖는 믿음이 우리가 추구하는 결과와 관련된 상황을 도출할 수 있을 때, 그 믿음의 내용을 담은 명제가 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진리를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탐구하는데, 그것은 진리에 따라 행동할 경우 성공이 보장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의 예를 통해 곧바로 실용설의 한계가 드러난다. 과거, 콜럼버스는 서쪽으로 계속 항해하면 인도에 닿을 것이라고 믿고 항해를 지속했다. 콜럼버스의 항해는 성공을 거두었고, 자신이 도착한 곳이 인도라고 확신했지만 실제로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처럼, 진리가 성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 실용주의적 태도는 진리에 대한 상대주의를 야기하는 문제점을 지닌다. 이상과 같이 진리에 대한 세 가지 입장을 살펴보았다. 만약, 지금 이 순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어떠한 대답이 가장 많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진리에 대한 세 가지 입장 중 마지막 세 번째로 설명한 실용설이 가장 많이 선택될 것 같다. 날이 갈수록 우리가 사는 세계는 한 가지 이론이나 원인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성이 더욱 심해지고 있고, 이 같은 상황에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명제가 진리라는 주장은 강한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잠시 시간을 내어, 자신이 진리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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