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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학문으로 다루는 미학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영원한 기쁨을 안겨주는 존귀한 존재이며, 인생에서 진실된 것으로서 누구나 추구해 마지않는 이상이다. 이 아름다움을 학문으로 다루는 것이 미학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고대로부터 철학자들은 진리를 논할 때 아름다움과 예술의 문제를 논의해 왔다.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한 학문적인 고찰은 이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으나, 학문의 한 분야를 이루기 시작한 것은 근대 독일 철학자인 바움가르텐의 저서 '미학'으로부터 유래한다. 이 말은 그리스어의 감각이라는 말에서 비롯하는데, 바움가르텐은 아름다움을 학문으로 다루는 미학을 감성적 인식의 학문이라고 규정하였다. 이 말은 청각과 시각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것을 아름다움이라고 정의한 소크라테스와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감성적 인식과 관계가 있기도 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도 없는 아름다움도 엄연히 존재한다. 예컨대, 우리는 시인 단테가 묘사한 베아트리체를 직접 보지 않고도, 그의 시를 통해 그녀의 아름다움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의 아름다움은 초감성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움은 감성적인 영역뿐 아니라, 이를 넘어서 초감성적인 영역에도 존재한다.
미학과 예술 철학의 구분
미학의 등장 이후, 미학과 예술 철학을 구분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칸트는 미학을 감성적 인식으로 규정한 바움가르텐을 비판하고, 아름다움의 판정 문제는 취미 판단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저서인 '판단력 비판'에서 미학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이 문제를 다루었다. 또 셸링은 예술 철학이라는 말을 미학 대신에 사용하였고, 헤겔은 미학 강의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예술사의 문제를 다루었다. 미학, 예술 철학, 예술사가 각자의 명칭은 다르지만, 결국 이 학문들은 모두 내용적으로 같은 주제를 다룬다. 그러나 미학과 예술 철학이 동의어는 아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와 예술, 곧 아름다움이라는 고전주의적 예술관에서 벗어나 경험 과학적인 연구의 영향을 받아 예술만을 다루는 예술학을 수립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미학과 예술 철학(예술학)을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예술적인 계기가 있기 때문에 자연미가 형성되는 것이고, 예술은 자연에 대한 미적 태도에서 출발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예술을 통하여 성립되는 내용이고, 예술은 미적인 것을 형성시키는 형식이라고 말할 수 있으므로, 미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학이란 예술의 본질과 그 기능을 밝히기 위해서 시작된 학문이므로 미학과 예술 철학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름다움의 분류
꽃의 아름다움과 파도치는 물결의 아름다움이 다르듯이, 아름다움은 여러 가지 모습을 하고 있고 매우 넓은 뜻으로 사용된다. 아름다움의 분류는 고대에서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미학자들에 의하여 활발히 논의되었다. 아름다움의 분류 기준은 철학적인 범주 개념을 미학에 적용해 본 것이다. 인간의 미에 대한 의식이 공통된 구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미적인 것의 특성을 구분해 생각해 본 것이다. 그래서 분류 기준에 따라 순정의 미, 우아함의 미, 숭고함의 미, 비극적인 미, 희극적인 미 등으로 나누어 보기도 하고, 또는 낭만적, 고전적, 회화적, 시적, 음악적 아름다움 등으로 분류해서 말하기도 한다. 미학자들은 대체로 아름다움을 분류할 때, 숭고함의 미와 우아함의 미를 대비시켜 보고, 또 비극적인 미와 희극적인 미를 대비시켜 설명해 봄으로써 미의 본질을 규명해 보려고 하였다. 우리가 예술을 감상할 때, 숭고함의 미는 건축과 조각에서 잘 나타나며, 우아함의 미는 회화와 특히 음악에서 적절하게 표현됨을 알 수 있다. 또, 희극적인 미와 비극적인 미는 시, 소설, 연극 등에서 적절히 표현된다. 그러므로 아름다움의 분류는 아름다움의 양식을 논의하고자 할 때와 인류의 공통된 미적 가치를 전제로 할 때 아직도 논의될 여지는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미학에서 예술의 역사성을 중요시하게 되면서부터 최근에는 미적 범주, 즉 미의 유형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아름다움의 다양하고도 미묘한 체험을 한정된 몇 가지의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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