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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증주의로 유명한 철학자
칼 포퍼는 오스트리아 출신이며, 반증주의로 유명한 철학자이다. 1920년대에 빈에서 수학했으며, 1960년대까지 과학철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당시 과학철학계의 주류였던 이론은 논리실증주의였는데, 포퍼는 이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론을 제시한다. 논리실증주의는 과학이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지식(과학)은 객관적이고 정밀한 실험 등에 의해 검증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포퍼는 그 같은 주장이 실제로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이론이 이론으로서의 가치와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반증될 가능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론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언제든지 다른 새로운 이론으로 대체될 수 있고, 끊임없이 시험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증주의로 유명한 철학자 포퍼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
포퍼가 말하는 반증주의의 핵심은 이론이라면 반드시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이란 무엇일까? 예를 들어 '벽돌을 손에서 놓으면 위로 올라간다'라는 명제를 살펴보자. 이 명제는 현재까지의 과학적 실험으로 절대 증명될 수 없지만, 이 명제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은 아니다. '토요일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라는 명제는 토요일에 비가 오는 관찰을 통해 언제든지 반증이 가능하다. 이처럼 반드시 과학적 실험이나 관찰이 아닌 논리적으로 반증되거나 반박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그리고 이론은 언제든지 반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 하나의 가설로 여겨진다. 반대로 반증될 가능성이 없는 이론은 어떠한 예가 있을까? 예를 들어 '비가 오거나 오지 않을 수 있다'라는 명제를 살펴보자. 이 명제는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명제이다. 비는 언제든지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포퍼는 이처럼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이론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해주는 것이 없다고 본다. 따라서 과학적 법칙이나 이론이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반드시 지녀야 하고, 좋은 과학적 법칙이나 이론이 되려면 반증을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론이 주장하는 바가 많을수록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지며, 반증 시험대에 오를 때마다 반증을 이겨낼수록 더 좋은 이론이다.
반증 주의자가 생각하는 과학의 진보
앞서 말했듯이 반증주의가 말하는 좋은 과학이나 이론이란 반증의 가능성이 높아야 하며, 반증을 지속적으로 견디어야 한다. 그렇다면 반증 주의자가 생각하는 과학의 진보는 무엇일까? 이들이 말하는 과학의 진보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과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되고, 문제의식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설명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해결하기 위해 반증될 가능성이 있는 가설을 내놓는다. 이 가설은 반증의 시험대에 오르며,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곧바로 반박되어 폐기될 것이다. 만약, 폐기된다면 다시 새로운 문제의식과 새로운 가설이 등장할 것이다. 새로운 가설은 다시 새로운 반증의 시험대에 오르고 이 과정은 무한히 반복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가설은 결코 절대불변의 진리가 될 수 없다. 다만 이전의 가설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반증 주의자 생각하는 과학의 진보이다. 따라서 포퍼가 보기에 과학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이 세계를 보다 명료하게 설명하기 위한 시도이다.
반증주의의 가치와 의미
포퍼의 반증주의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러 가지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반증주의가 태동할 무렵인 1900년대 중반에는 마르크스나 프로이트의 이론을 옹호하고 연구하는 이들이 많은 시기였다. 그러나 포퍼가 보기에 마르크스나 프로이트는 자신들의 관점에서 우리가 사는 세계를 바라보고 관련된 여러 사례들을 적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즉, 반증될 가능성이 없는 이론에 부합하는 사례들을 축적하는 이론가들에 불과한 것이다. 포퍼의 반증주의는 이후 여러 가지 한계와 반박에 직면하게 되지만, 우리에게 진정한 과학이나 이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것이야말로 반증주의의 가치와 의미라고 생각한다. 반증주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포퍼의 저서인 '과학적 발견의 논리(1972)'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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